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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우수목장 > 2013년

내실경영이 빛나는 목장

한솔목장의 경영원칙은 ‘저비용 고효율’이다. 이동원 대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낙농일지를 기록한다. 오늘은 순이익이 얼마나 났는지, 투자는 어디에 해야 하는지, 비용은 어디서 발생하는지 등등 목장의 전반적인 사항을 기록하고 분석한다. 이렇게 기록하는 일지 덕분에 목장 관리는 말할 것 없이 철저하고 유량도 알차다. 한마디로 내실경영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내실경영은 축사 관리에서도 빛난다. 한솔목장의 축사는 경사지 밭을 가꾸어 만들어서 계단식이다. 그래서 통풍과 환기가 매우 좋은데, 비육우사는 톱밥을 쓰고 육성우사는 톱밥을 쓰지 않는다. 이는 저비용 고효율 방침에 따른 것이다. 톱밥을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쓰지 않는 것이다.
축사는 매일 로터리를 쳐준다. 그래서 톱밥은 1년 주기로 교체하면 되고, 이 때문에 톱밥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 비용이 트랙터 한 대를 뽑고도 남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큰 효과를 보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로터리부터 칩니다. 로터리를 쳐주면 우분이 부숙이 잘되어 조사료포에 뿌려줄 때 작물 작황도 좋아집니다. 1년 내내 먹고 싼 거니까 비료성분이 좋을 수밖에 없죠. 우상 로터리는 다른 목장에도 권하고 싶습니다. 경제성이 좋으니까요. 그리고 매일 로터리를 치니까 다른 목장주들이나 수의사들이 우리 목장 운동장이 제일 좋다고들 합니다.”

건유우사와 연결된 방목장은 주변의 산세와 어울어져 마치 외국의 어느 목장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소들의 건강을 위하여 방목한다는 이 대표는 이 곳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유우라서 건강한 젖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건유우사와 연결된 방목장

한솔목장의 또 다른 자랑은 건유우사가 방목장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사진 터를 활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운동장과 연결된 방목장은 평지가 아닌 경사면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소들은 경사진 초지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운동을 하는데, 이는 분만이 잘 되는 효과를 주고 있다. 소들은 주로 햇살이 따사로운 오후에 방목장에 나와 노니는데 방문객들은 이 방목장을 제일 부러워한단다.
이처럼 비탈진 지형을 최대한 이용해 축사를 짓다보니 어린송아지 우사도 목장 입구에 만들어 놓았다. 건유우사로 들어가기 전에 볼 수 있는 송아지 우사는 동선을 고려해 폐자재를 이용해서 만들었다.
쓸 수 있는 물건은 모두 재활용한다는 철칙에서 그렇게 한 것인데, 이 역시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좌)둘다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라고 얼굴에 쓰여져 있는 듯 하다. 키크면서 그저 퍼주기만 할 것같은 이동원 한솔목장 대표와 자그마니 애살이 넘치면서도 욕심없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이정화씨. 참 잘 만난 인연이다 싶다.
(우)56,000평 규모의 광대한 자가 조사료포. 여기에 더하여 인근 낙농가 3곳과 어울어져 7만평의 조사료포를 따로 경작하고 있다. 여기에 토양을 분석한 결과에 따라 그에 적합한 라이그라스, 호밀을 심는 등 과학 영농을 하고 있다.

토양을 분석해 경작하는 조사료포

재활용 원칙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있는 것은 입구에 설치된 소각로다. 건설회사에서 얻어다 설치한 소각로는 종이류와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목장의 환경뿐만 아니라 주변의 환경까지 깨끗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아울러 한 번 물건을 사면 오래 쓰는데 24년 전에 산 트랙터를 아직도 쓰고 있다. 최근에 새로 산 것도 13년째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좌)농장 입구에 들어서면 자택을 먼저 만나게 되고 그 앞에 정원을 겸한 방문객 휴게시설이 갖춰져 있다. 농장 윗쪽으로 넓은 사과밭과 작은 산이 펼쳐져 있고 밑으로는 층층이 논이다. 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느티나무의 길다란 잎을 건드리는 시원한 소리가 진동을 한다.
(우)현장사무실 한켠에 마련된 비품 구분함이다. 사용후 폐기해야할 주사침폐기통 및 일회용주사기. 발정탐지센서, 샘플 등 상시로 사용해야 하는 용품들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보관하고 있다. 업무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이대표의 스타일이 잘 보인다.

이처럼 경제성을 추구하는 이 대표는 56,000평 규모의 조사료포를 경작하고 있다. 그리고 인근의 낙농가 3곳과 함께 ‘주신낙농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7만여 평의 조사료포를 경작하고 있는데 6만 평 정도에는 호밀을 심어 3농가가 고루 나누어 쓰고 있다.
목장이 자리한 지역은 사료농사를 짓기에는 추운 지역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토양을 면밀하게 분석한 뒤에 수분이 많은 땅에는 라이그라스를, 적은 땅에는 호밀을 심는 등 각기 다른 작물을 경작하고 있다. 과학영농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목장보다 생산량도 좋고 조사료 구매에 여유도 생겨 경비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조사료포가 풍부해 퇴비를 전량 사료포에 쓰고 있다

(좌)2열 6두 텐덤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이곳 착유실은 설치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끄떡없다. 매사의 일처리에 빈틈없는 이 대표의 속성이 그대로 나타난다. 청결한 착유덕에 5년째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중)목장의 유우를 검진하기 위해서 방문한 관리수의사 차량이 농장에 들어서면서 차량소독기를 지나가고 있다. 농장 입구의 출입자소독실에 젖소 무늬가 그려져 있는 것이 재미있다.
(우)이 곳 역시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원유냉각기와 수도시설만 갖추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다. 청소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지만 남겨두고 꼭 필요한 것들만 넣어둔 것이다.

심도 있는 개량으로 생산성을 높인다

한솔목장은 2열 6두의 텐덤 시스템으로 착유를 하고 있다. 1994년에 설치해 20년이나 지난 시스템이지만 관리를 철저히 하여 지금도 손색이 없고, 착유를 할 때는 수건 대신에 키친타올을 사용한다. 그래도 전이는 물론 질병 걱정이 없다고 하는데 5년째 체세포 1등급을 유지하는 비결은 청결한 착유관리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수의사를 통해 목장의 컨설팅부터 관리까지 하고 있는 한솔목장은 피검사를 많이 한다. 분석한 혈액에 따라 신속한 조치를 하기 위해서인데 염증이나 균 등을 조기에 발견하는 이점이 있다.
이 대표는 예전에 봉독(蜂毒)을 활용하기도 했다. 항생제를 쓰지 않을 목적으로 충북대를 찾아가 전문 교수에게 봉독을 배웠는데, 지금은 봉독주사제를 활용하고 있다.

 

“HACCP은 내년에 받으려고 준비 중입니다. 방역관리도 더욱 철저히 하고 우사에는 안개분무기를 설치하는 등 자동화 시설로 목장 전체를 업그레이드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개량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앞으로 좀 더 심도 있게 해서 생산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좌)전반적인 축사 내부구조와 유우들의 순차적인 출입을 고려하여 원형으로 대기장을 설계했다. 바닥에는 홈을 파줘 유우들이 미끌어지지 않도록 배려했다.
(우)실용성을 강조하는 이 대표는 대형 수조보다는 소형수조를 여러개 설치해 두어 유우들이 구역별로 나누어서 물을 먹도록 유도하고 있다.

살처분 위기를 뚝심으로 이기다

이 대표는 1984년 낙농을 시작했다.
그리고 30마리까지 불려서 지금의 목장으로 이전을 했다. 목장을 하게 된 계기는 흙이 좋아서였다. 그래서 서울에서 학업을 마치고는 바로 고향에 내려왔고, 농한기 없는 농사를 짓기 위해 고심한 끝에 낙농을 택했다.

건유우사의 지붕과 축사의 구조에 맞춘 적절한 넓이의 처마들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날개짓하듯 펼쳐져 있다.

시작은 여느 사람들처럼 초라했다. 대출을 받아서 수정단계의 젖소 2마리를 사서 낙농을 시작했고, 축사를 지을 돈이 없어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 얼기설기 축사를 만들기도 했다. 큰딸의 돌반지를 팔아서 대출 이자를 갚으며 버틴 세월도 있었고, 여러 차례 또 다른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가장 큰 위기는 지난 구제역 때 찾아왔다.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번져나가던 당시 충주에서 구제역 방역에 참여했던 수의사가 이 대표의 목장에 다녀갔다는 이유로 소들이 예방적 살처분 대상자로 지목된 것이다. 이때 이 대표는 트랙터로 목장을 막아놓고 잠복기 동안만이라도 기다려 달라고 애원한 끝에 다행히 아무런 증상이 발견되지 않아서 살처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때 하루하루가 1년 같았다는 이 대표는 그 생각만 하면 아찔하다고 한다. 자칫, 애지중지 키운 멀쩡한 소들을 다 묻을 뻔했으니 그 심정이 어떠했을 것인지는 알고도 남는다.

착유우사의 깨끗한 유우들이 하나같이 자리에 엎드려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양껏 식사를 마치고, 물도 실컷 마시고 세상에 아무것도 부러운 것 없는 양 여유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낙농의 미래를 이끄는 지역사회의 리더

“아내가 없었다면 목장을 이렇게 만들지도, 또 위기를 비켜가지도 못했을 거예요.”
이 대표의 말처럼 아내는 언제나 남편의 든든한 지원군이 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 대표를 만난 아내는 어떤 일이든 하고자 하는 열의가 넘치는 남편에 반해서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골로 내려왔다. 그리고 지병으로 20년이나 앓다 가신 어머니를 극진히 간병하며 목장을 함께 일구었다.

(좌)바닥에서 진곳을 거의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건조 상태가 양호한 축사 모습. 천장 역시 투명창에 그늘막을 드리워서 적량의 채광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축사 측면에 설치된 환기팬. 약간 경사지게 설치하여 환기와 함께 바닥의 건조까지 겨냥했다. 기둥 각 칸별로 하나씩 여유있게 설치하여 필요시 빠른시간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긍정적인 아내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젖을 짠다. 그리고 천성이 부지런하여 재활용과 분리수거에 철저하다. 1회용주사기 포장지마저 비닐을 뜯어서 따로 모아 처리할 정도다.
아내는 우유 소비의 전도사이기도 하다. 한솔목장은 요구르트를 만들어 젖소품평회나 농축산물 브랜드전 등 행사 때마다 우유를 홍보한다. 충북도에서 주최하는 충주무술축제와 호수축제, 어린이날 대잔치 등 축제 때도 요구르트를 전담으로 만들어 홍보를 하고 있는데,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해 요구르트 제조기를 원가에 보급하기도 한다.
이런 일은 모두 충주시 낙우회 여성분과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는 아내의 몫이다. 그리고 충북낙농발전연구회와 충주시낙우회 회장을 맡았던 이 대표도 아내를 적극 돕고 있다.
처음 고향에 내려와 낙농을 시작했을 때 이 대표는 사람들에게서 열흘도 못 버티고 서울로 갈 것이라는 소리를 들었단다. 보기에 전혀 농사꾼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 부부는 지금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고향의 발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어가면서 목장 현대화에 투자할 것이라는 이 대표 부부는 변치 않는 사랑 하나로 오늘도 아름다운 목장을 일구고 있다.

(좌)착유우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마련된 송아지사. 크다란 나무를 그늘삼아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알록달록 젖소무늬를 입힌 모양새가 앙증맞아 보인다.
(우)퇴비사 입구를 높게 설치하여 혹시 모를 침출수 유출를 근본적으로 차단했으며, 농장 설비를 이곳에 배치하여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입구에 도열해 있는 꽃화분이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