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 
• 
• 
• 
• 
• 
• 
• 
• 
• 
• 
• 
• 
• 
• 
• 
• 

HOME > 우수목장 > 2016년

깨끗한 우유, 티끌도 허락치 않아

대호목장은 1층에 원유저장실이 있고 2층엔 착유장과 계류장이 연결돼 있다.
보통 원유저장실을 통해 착유장으로 들어가는 목장들에 익숙하다면 대호목장의 구조가 신기할 수 있다. 그러나 2층 착유장에서 연결된 계단을 통해 내려올때면 더욱 신기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회용 장화를 모두 벗어달라며 원유저장실에는 장화를 신고 절대로 들어가면 안된다는 안주인의 간곡한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2층, 즉 축사와 연결되는 곳에서 목장의 1층으로 내려올 때는 무조건 장화를 벗고 내려와야 합니다. 손님들이 오면 일회용 장화를 벗고 계단 끝에서 발을 털어야 하니 귀찮죠. 일일이 말하기도 죄송하구요. 하지만 저의 목장의 법칙입니다.”

(좌) 복층구조의 착유장과 원유저장실이 매우 흥미롭다.
(우) 경사는 그대로 살려 트랙터 등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고 축사는 평사로 만들었다.

원유저장실은 우유가 저장되는 곳. 이물질이 최대한 들어가지 않도록 청결히 관리하자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묘하게 1층과 2층으로 분리된 원유저장실과 착유장의 구조와 맞아 떨어지면서 경사를 활용한 복층구조의 착유장은 오히려 장점이 됐다.
“경사가 있는 지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것을 활용해서 착유장의 위생과 청결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생각의 차이죠. 1층에 원유저장실이 있어서 귀찮은 것이 아니라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어 더욱 좋다고 생각하는 거죠.”
생각의 차이가 최고를 만든다는 한 광고의 카피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물론 냉각기에 냄새가 혼입되거나 하는 일은 절대 없죠. 원유는 늘 위생검사를 하니까 모든 목장에서 깨끗하게 관리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 더 청결하고 누가 봐도 납득이 될만한 관리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단점을 최고의 장점으로 승화

대호목장은 경사가 있는 지형에 목장이 위치하고 있다. 보통 경사가 있는 목장들은 계단식 축사로 동선이 불편하고 트랙터나 농기계를 이용하기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기자재가 용이하게 다닐 수 있도록 비탈을 살리면 계단식 축사로 불편함을 겪는다.
그러나 대호목장은 비탈은 살려 농기계가 다닐 수 있는 길을 확보하고 축사는 경사를 매꿔 평사로 만들었다. 경사의 끝쪽은 퇴비사로 연결, 낙차를 이용한 퇴비사를 구현해 냈다.
“착유를 하기 전 대기장에서 분뇨가 많이 발생하죠. 그런데 대기장의 분뇨를 밀어내는 것이 일이더라구요. 그래서 축사를 만들면서 대기장과 퇴비장을 연결하자는 생각을 했죠. 경사가 있는 지형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돼 낙차를 이용한 퇴비장을 만들어냈습니다.”
낙차를 이용한 퇴비장은 분뇨가 떨어지면서 섞이는 역할과 함께 공기층을 만들어내는 역할도 한다. 기존의 퇴비장이 분뇨를 모아 쌓아내는 형태로 아래서 위로 쌓는 형태라면 대호목장의 퇴비장은 낙차를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 쌓이는 형태다.

(좌) 착유장에서 신은 장화는 1층에서 반드시 벗고 원유저장실에 들어가 일체의 이물질이 유입되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
(중) 원유저장실 바닥에는 일체의 분이 묻어 들어가지 않는다.
(우) 사일리지를 쌓아 놓는 별도의 저장조를 만들어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다.

착유장과 연결된 이 퇴비장은 1차 발효조다. 이렇게 모아진 분뇨는 자주 뒤집어 주며 1차 부숙 시킨다. 이후 다시 퇴비장으로 옮겨 6개월 이상 부숙한다.
“2013년 우사를 늘리면서 신축 우사의 방지턱과 기존 우사 중 도로방면의 방지턱을 50cm로 높여 놨습니다. 방지턱도 분뇨 관리에는 참 중요한 역할을 하더라구요.”
분뇨에 관한한 늘 연구하고 작은 것도 실행해 보려고 애쓰는 배 대표는 분과 뇨, 착유세정수를 모두 따로 처리한다.
“분은 퇴비자원화 하고 있고 뇨는 저장조에 저장해 이천축협에 위탁 처리하고 있습니다.
착유세정수는 정화조를 거쳐 정화시킨 후 방류합니다. 한번에 모아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기준에 맞게 처리해 각각의 용도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죠.”

(좌) 로터리를 자주 쳐주기 때문에 축사 바닥의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다.
(우) 대호목장은 착유대기장 아래에 위치한 퇴비장으로 축분을 밀어내 1차로 퇴비를 모은다. 낙차로 인해 자연스럽게 공기층이 형성되면서 퇴비 부숙에 더욱 효과적인 셈이다.

질 좋은 대호목장의 퇴비 ‘인기’

낙차를 이용한 1차 발효조에서 부숙된 퇴비는 또 한번 2차 퇴비장으로 옮겨져 6개월간 부숙을 거친다. 2중 구조의 퇴비장에서 부숙을 완벽히 시켜주는 것이다. 또한 수시로 뒤집어 주는데다 우사 900평(2,970㎡) 전체가 톱밥 깔집 우사로 우사 바닥은 자주 로터리를 치기 때문에 퇴비의 상태가 최상급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만들어진 퇴비는 초지 6,000평(19,800㎡)에 50% 가량 뿌려진다. 조사료포에는 여름철엔 옥수수를 재배하고 그 외 계절엔 주변 경종농가에게 임대를 준다.
“무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경종농가가 초지를 임대해서 농사를 짓는데 우리 목장의 퇴비 중 50%가 이 초지에 뿌려집니다. 밭작물을 하는 농가들은 우리 퇴비가 질이 좋다며 좋아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강원도에 있는 경종농가는 직접 방문해서 매년 가을마다 남은 퇴비를 모두 가져갑니다.” 쌓여서 어디에 처리해야 할지 고민되는 퇴비가 아니라, 쌓이기가 무섭게 실려나가는 ‘인기’ 퇴비인 것이다.

박수치며 젖소를 부른다

대호목장은 박수소리로 젖소를 착유대기장으로 유인한다. 전침지, 개체별 착유수건을 사용해 건조, 전착유, 착유를 한다. 기본적으로 젖소에 대한 모든 것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한다. 깔짚으로 쓰는 톱밥은 아까워하지 않고 수시로 보충하는 것이 배 대표의 운동장 관리방법이다.
“자연건조가 어려운 늦가을, 겨울엔 매일 로터리 작업을 합니다. 여름엔 삼일에 한번 로터리 작업을 하는데 젖소 관리에서는 축사 바닥관리가 생명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보송보송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죠.”
착유장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착유를 하는 사람도 덥지만 소도 더울 수 있다는 생각에 새로 에어컨을 달았다.

(좌) 바닥관리를 잘 해주기 때문에 젖소들의 발굽상태도 훌륭하고 바닥이 보송보송하다.
(우) 분뇨는 6,000평(19,800㎡) 규모의 자가조사료포에 50%가량 뿌려진다.

“목장을 오래 하다보니 제일 중요한 것은 젖소더라구요. 젖소가 행복하고 젖소가 깨끗한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작업을 합니다.”
기본을 중시하는 만큼 방역관리 또한 철저하다.
“방명록은 농장의 기본인데, 아직도 관리를 안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출입관리대장 기록을 철저히 합니다. 모든 외부인에 대한 기록을 받아 관리하고 목장 출입 차량은 입구에 설치돼 있는 고정식 소독시설로 소독을 실시합니다. 목장은 매주 수요일 이동식 고압 분무기로 소독하죠.”

아름다운 목장으로 상도 받아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 우수목장 선정에 도전했지만 기실 대호목장은 이미 아름다운목장 콘테스트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는 ‘상 받은 목장’이다. 목장을 꾸미기 시작한 때는 목장부지 안에 살림집을 지어 목장에 상주하면서 부터였다.
“2004년 목장 부지 내에 살림집을 지었는데 그러면서 목장 환경이나 미화에 더욱 관심이 가더라구요. 목장앞이 푸르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앞 마당은 소나무와 펜지 등 다양한 식물을 심었죠.
손주녀석들이 오면 좋아할 것 같아 설치한 그네도 오히려 근사한 조경물이 되더라구요.”
목장에 들어오는 길은 왼쪽엔 축사가 오른 쪽엔 자택이 배치하도록 했고 조경석과 연산홍, 주목나무 등을 식재해 조경수로 활용했다.
마당 한쪽으로는 색색의 계절 꽃을 심어 계절이 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연산홍은 봄을 말해주고 꽃잔디와 원추리, 펜지 등이 각각의 계절을 알립니다. 꽃이 피면서 목장을 찾는 사람들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더라구요.”

(좌) 착유하는 동안 젖소와 사람 모두 쾌적하게 머물 수 있도록 착유실 안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중, 우) CCTV로 목장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젖소의 발정 및 건강상태를 24시간 관리하고 있다.

영농조합법인 설립, 미래 후계위해 안정된 목장 운영

2000년 경쟁력있는 목장을 만들기 위해 16명의 회원으로 시작한 설성영농조합법인은 공동구매와 배합사료 및 조사료의 선입금 구입으로 생산비를 절감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저비용 고효율을 위해서 모인 영농법인이었죠. 공급이 안정적인 사료를 선택하고 함께 모여서 발전된 사양관리 기술을 습득해서 경쟁력 있는 목장이 되기 위해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댄 거죠.” 설성영농조합법인의 초대 회장을 맡았던 배 대표는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견지하자고 후배들을 독려했고 지역은 물론 서울우유 전체에서도 공부하는 낙농가로 이름이 나 있다.

(좌) 방명록은 항상 비치해 방역관리를 철저히 한다.
(우) 알록달록 들꽃은 대호목장의 계절 알리미다.

“축산을 전공하고 사료회사에서 영업을 했던 아들이 목장에 들어온 지 3년이 됐습니다. 목장에 들어와서 현장경험을 살려 일하는 모습을 보고 부끄럽지 않은 목장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 후계와 함께하는 목장은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목장이 됐다.
“아들이 들어와서 목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컴퓨터를 활용해서 개체관리를 하고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사양관리도 하더라구요. 새로운 것은 받아들이고 옛것에서 좋은 것은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목장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부자의 모습에서 대호목장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