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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우수목장 > 2017년

1세대 전명환 씨에서 2세 전준영 씨로 목장 승계에 성공한 대광목장. 가운데 전명환 대표의 부인 백영순 씨와 함께 낙농 2대가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자연스러운 목장의 대물림

말을 시작했던 꼬마였을 때부터 젖소들을 봐온 전준영 씨는 목장의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언젠가는 목장을 하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본인의 전공으로 직업을 구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목장은 아버지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전자전기 관련분야를 전공했는데 관련 직장생활을 했죠.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할때만 해도 아버지가 젊었고 목장은 당신이 꾸려나갈 일이라며 저에게는 직장생활을 착실히 하라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40여년간 목장을 일궈온 아버지는 연로한 나머지 목장의 노동을 감당하지 못했고 아들은 십수년 동안 해온 직장생활을 포기했다.
전준영 씨는 5년전 목장으로 들어왔다.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어려서부터 목장일을 도왔었고 아버지가 나이가 들면서는 꾸준히 목장일을 도왔었기 때문에 목장에 들어오는 것이 낯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긴 했지만 지척에서 아버지의 부름에 늘 목장일을 해왔기 때문에 목장일이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렇지 않았다.

(좌) 대광목장 2대 목장주 전준영 씨는 목장에 들어오면서 꿈꿔온 신축사를 지난해 12월 완공했다.
(우) 목장이전은 전준영 씨가 목장에 들어오면서부터 꾸준히 구상해 왔다.

“저야 목장에서 컸고 목장에서 살았지만 가족들은 도시생활자로 있다가 목장의 생활에 맞추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특히 목장은 365일 일을 해야 하니까 아이들에게 제대로 못해주는 게 힘들죠. 여가를 함께 못 보내는 게 많이 미안해서 그게 좀 힘들더라구요.”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도시생활에 �i겨온 숨가쁜 생활은 여유가 생겼다. 목장의 미래를 보면서 가업을 이어나갈 생각에 희망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제가 목장에 들어오면서 5년만에 납유량을 40% 가량 늘렸습니다. 젖소 마릿수와 육우도 늘리면서 목장의 규모화를 시도했죠.” HACCP 인증을 통한 소비자 중심의 우유 생산, 목장 이전을 통한 목장 현대화 등 낙농의 미래를 보고 전준영 씨는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목장이전…‘규모 확장’ 넘은 ‘꿈의 확장’

지난해 12월 축사를 완공하고 올해 3월 입식을 마친 대광목장은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전한 신목장에서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목장이전은 제가 목장에 들어오면서부터 꾸준히 준비해 온 일입니다. 새로운 시설에서 깔끔하게 규모화된 목장을 운영하면서 깨끗한 우유를 생산하는 게 목장에 들어온 저의 첫 번째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나 목장이전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민원이 문제였다. 40여년 넘게 해온 목장이지만 지척으로 옮기는 것에도 많은 부침이 있었다. 동네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설득을 했다. “주민들에게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에게도 정말로 깨끗한 목장을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설비와 축사 환경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됐습니다. 말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제대로 된 시설로 환경을 해치지 않는 목장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3월 입식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신축사. 축사내부가 도로변에 개방돼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목장이전을 위해 약 7억원이 들었다. 시작은 규모를 확장하고 지속가능한 낙농업을 위한 목장이전이었지만 목장을 다 지을 무렵에는 ‘전준영의 이름을 건 꿈의 확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물려준 목장이지만 정화처리 시설이나 사양환경, 착유시설 등에 계속 고민을 하면서 아버지의 노하우와 제 미래가 합쳐진 목장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목장의 규모만 늘린 것이 아니라 저희 가족의 미래와 꿈의 확장이랄까요.”

민원을 해결하고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더욱 깨끗하고 완벽한 목장을 구축하려고 애썼다.

유두세척기·자동배합기, 노동은 줄이고 효율은 올리고

착유실에는 헤링본 착유기를 설치했다. 흔한 착유시설이지만 다른 목장과는 달리 기존 착유시설에 커버를 설치했다.
“원래는 소 얼굴이 보이는데 저희는 별도의 커버를 설치해서 소의 배 아래 유방쪽만 보이게 시설을 추가했습니다. LED 등도 착유실에 설치해 다른 착유실보다 더 깔끔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보통 마른 수건으로 유방을 닦는 것과 달리 유두를 세척하는 별도의 기계도 도입했다. 1,000만원이 넘는 시설이지만 훨씬 위생적이고 노동력도 줄어든다.
“보통 손으로 마른 수건을 이용해 유방을 닦는데 유두세척기는 소독액과 마사지 기능이 있어서 유속 흐름도 좋아지고 유두도 위생적입니다. 특히 유두가 건조까지 돼서 나오기 때문에 매우 위생적이죠. 사실 부모님이나 주변 낙농가들이 어깨와 팔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것을 보고 조금이라도 편하게 노동력을 줄이고 위생적인 부분을 신경쓰려고 기계를 도입했습니다.”

(좌) 새로 설치된 유두세척기는 노동력을 줄여주고 위생적이라고 전준영 씨는 말한다.
(중)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한 TMR 자동배합기와 컨베이어 등 최신식 설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우) 충북도의 지원을 받아 설치한 면역증진기

자동 배합기는 젖소의 건강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했다. “공장에서 사다먹이는 TMR은 수평으로 건초를 잘라 건초 단면이 날카롭고 소화도 좋지 못하더라구요. 자동배합기를 활용해 회전력으로 건초를 자르니 부드럽고 소화율도 좋아졌습니다. 또 사료를 골라먹지 않게 직접 자동 배합을 할 수 있으니 사료 허실도 많이 줄었습니다.”
자동배합을 하면서 젖소의 상태와 건강을 개별로 체크해 비타민제를 넣기도 하면서 소화장애가 사라졌다. “자동배합기를 도입하고 컨베이어로 사료를 급이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노동력이 감소됐다는 것이죠. 하지만 더 큰 효과는 소화장애가 사라지고 설사도 잡히면서 유량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도 지원사업까지 꼼꼼히, 눈을 크게 뜨고 노력

대광목장의 축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축사 한가운데 위치한 원통형의 기계다. CCTV라고 보기엔 모양이 특이한 이 기계는 비침습 면역증진기로 충청북도의 지원을 받아 설치했다.
“충북은 축산에 대한 지원이 많은 편입니다. 목장에 들어오면서 지원 사업이나 기술 사업에 관심을 가졌죠. 농업기술센터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지원사업을 체크하다가 이런 저런 사업을 신청했는데 비침습 면역증진을 설명해주시더라구요.”
생균제를 지원 받으려고 하다가 소개를 받은 비침습 면역증진기는 원적외선을 활용해 면역을 증진시키는 시스템이었다. 단순히 직접 급이해 단기간의 효과를 보는 것보다는 24시간 동안 파장을 일으켜 면역을 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욱 유리한 것 같아 지원사업을 신청했다.
“목장을 하루이틀 할 것도 아니고 장기간으로 투자를 하면서 면역을 증진시키는데다가 친환경적으로 젖소의 건강상태를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효과가 금방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소들의 면역상태가 확실히 좋아졌고 분리착유 등을 하는 젖소들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편하고 빨리 시작하는 지원 사업 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로 목장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도 전준영 씨가 목장에 들어오면서 달라진 것 중 하나다.

넓은 조사료포·7단 정화조, 미래를 위한 투자

대광목장의 조사료포는 무려 6만6,000㎡(1만9,970평)에 다다른다. 별도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보다는 조사료포 확충을 통한 생산비 절감을 택했다.
“조사료포가 넓은 편인데 연맥, 라이그라스, 옥수수 등을 심어 조사료로 사용합니다. 자가 TMR을 하니까 수입 건초보다는 자가조사료포에서 생산한 건초 등을 활용하죠. 제가 필요한 건초를 생산하는데다 수입이 아니기 때문에 신선하고 상태도 좋습니다. 유사비가 내려가니까 아무래도 생산비를 절감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죠.”
목장에서 나오는 퇴비는 조사료포에 뿌려진다. 운동장은 일주일에 두세번 뒤집어 주고 퇴비장에 쌓인 퇴비도 공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수시로 뒤집어 준다. 그래서인지 퇴비의 질이 좋아 조사료포는 물론 주변 경종농가들에서도 인기가 좋다. “퇴비 숙성을 신경써서 하는 편인데 퇴비를 가져가는 하우스 농가들이 좋아합니다. 로터리를 자주 쳐주고 기본적인 부숙처리에 더욱 신경쓰고 있습니다.”

햇빛이 잘 들고 환기가 잘 되는 운동장은 일주일에 2~3회 뒤집어준다.

대광목장이 퇴비 관리만큼 신경쓰는 것이 착유세정수 처리다. 보통 목장에 5단 정화조가 있지만 대광목장은 7단 정화조를 설치, 2,400만원이 넘는 투자비가 들었다. “착유세정수 문제는 앞으로도 심각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정화조에 특별히 신경썼습니다. 기존 목장은 5단 정화조가 있었는데 목장을 이전하면서 2단을 더 추가했죠. 목장의 세정수가 그냥 나오면 변질이 되고 미관상 좋지 않아 민원도 있겠지만 목장에서 나오는 물부터 깨끗하다면 주변의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히 투자했습니다.”전준영 씨는 다른 목장 보다 2배는 큰 소독조를 설치하고 방역 소독과 자동펌프를 활용한 안개분무로 소독을 한다.

(좌) 대광목장의 퇴비는 로터리를 자주 쳐주고 기본적인 부숙에 신경을 써 주변 경종농가들에게 인기가 좋다.
(우) 세정수 문제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기존 5단 정화조에 이전하면서 2단을 더해 7단 정화조를 설치한 대광목장은 특별히 신경써서 세정수를 처리하고 있다.

“소독이나 정화조, 넓은 조사료포를 활용한 자연순환농법은 목장의 미래를 위한 저의 과감한 투자입니다. 한해 두해 목장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들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깨끗하고 멋진 목장을 만들기 위함이죠.” 전준영 씨는 고등학생인 아들이 목장을 물려받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목장을 효율적이고 규모있게 키우고 싶다.
“아버지대에서 목장이 노동의 개념이었다면 제가 목장을운영하면서 경영의 개념으로 바꿔보고 싶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보고 목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규모화 시키면서 미래형 목장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목장 옆에 별도의 부지를 선정해서 허가를 받았습니다. 향후에는 체험목장도 운영하면서 확장된 형태의 낙농업을 하고 싶습니다. 아들이 목장을 물려받고 싶다고 조르는 게 제 꿈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