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목장은 대한민국 표준 목장이다. 최신시설을 갖추지도, 사육두수가 많지도 않은 평범한 목장이다. 규모면에서는 평균이지만 성적은 늘 최상위권으로 검정농가 상위 100위 이내에서 한 번도 제외된 적이 없을 정도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김갑성 대표는 늦깎이 낙농인으로 부산에서 30여 년간 직장생활 이후 ’92년도에 낙농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시작할 당시 한 번의 실수로도 원유위생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된 후에는 목장의 최우선 과제로 유질관리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평화목장을 들어서면 축사는 보이지 않고 양 옆으로 수국, 백일홍, 옥잠화, 금송화, 무궁화 등 꽃나무와 사철나무, 개나리, 모과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과 꽃들이 심어져 있다.
목장 전체적으로는 네모반듯한 모양은 아니어서 약간 어수선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모습이다. 또 가능한 주변 지형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운동장도 야산과 접해 있다.
육성우사는 목장내에서도 언덕위에 위치해 있으며 육성우사로 올라가는 길 양옆으로도 다양한 야생화와 과실수들이 심어져 있다. 이 처럼 목장 진입로를 지나면 언덕위에 위치한 육우사가 보이고 아래에는 잘 정돈된 조사료 창고가 있다.

착유사와 붙어있는 착유실은 20년이나 된 시설로 파이프라인 시스템으로 로봇착유기까지 등장한 현실을 보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에 대해 김갑성 대표는 오히려 깨끗한 우유를 생산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시설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설이 노후화돼 노동력 측면에서는 다소 불리한 측면은 있지만, 개체별로 보다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기때문에 유질관리에 효율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파이프라인 시스템의 경우 젖소 유방의 건강상태는 하루에 10번 이상 체크가 가능하다”며 좀처럼 유방염에 걸리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갑성 대표가 하루 중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착유실을 빗자루로 청소하는 일이다. 지금은 후계낙농인인 창식씨에게 이 일을 물려줬지만 물청소는 절대 하지 않고 빗질만으로 착유실을 청소하고 있다.

창식씨는 “목장일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간인 만큼 작업환경을 깨끗이 해야만 일의 효율도 높을 뿐만 아니라 유질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물청소 없이 빗질만으로도 착유실 청소가 가능한 것은 평화목장만의 노하우가 숨어 있다.
착유전에는 항상 10분동안 박수를 쳐주는 것이다. 이유는 박수소리를 들은 젖소들이 착유시간임을 알고 미리 분과 뇨를 배설한 이후 착유실로 들어서기 때문에 착유실에서는 분뇨 배설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김 대표가 유별나게 유질을 관리하고 있는 것은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낙농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고 젖소 7마리를 구입했지만 낙농에 대해 전혀 몰랐던 김 대표는 유방염에 걸린 소들을 구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당시 유방염에 걸린 소들로 착유기술을 습득하고 유방염에 걸린 증상들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며 “지금은 유방만 봐도 이상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착유 금지, 착유시간 엄수, 스트레스 방지란 3대 원칙을 지킴으로써 유방염 감염을 철저히 예방하고 있다.
95년도부터 검정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종축개량협회로에서 혈통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한 97년도부터 꾸준히 개량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개체별 유량도 전국에서 100위권 안에 포함돼 있으며 농협 젖소개량부 검정성적 베스트 농가 100위에서도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평화목장의 축사를 보면 운동장 부분은 항상 눈과 비를 피할 수 있는 비가림 시설이 설치돼 있어 항상 마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트랙터로 평탄화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바닥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또 분뇨는 3개월에서 6개월간 부숙시킨 뒤 인근 인삼농가에 전량 공급하고 있다.

또 평화목장에는 지금까지 목장을 거쳐 간 젖소들의 기록까지 모든 기록이 보관돼 있다. 부모는 물론 질병, 치료기록 및 유량, 체세포 등 모든 사항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젖소 개체별로 보다 철저하게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평화목장의 젖소들은 최소한 3대 이상 개량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처음 구입한 젖소를 제외하고는 전부 자체 생산된 젖소들이다.
때문에 평화목장에서 생산된 송아지는 최소 3대 이상까지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송아지의 개체 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균 산유량도 매우 높은 편이다.
평화목장의 평균 산유량은 33kg이며 3산 이상의 경우는 55kg이고 초산우들도 45kg 내외이며 모든 젖소들의 305일 보정 산유량이 9천kg 이상이다.

평화목장은 조사료 자급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무리해서 조사료포를 확보지는 않는다는 생각이다. 물론 자급 조사료를 충분히 확보할 경우 생산비 절감에 크게 도움이 되겠지만 조사료 생산보다 젖소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목장경영에 더 도움이 된다는게 김 대표의 지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조사료 생산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젖소 사양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목장경영에 효과적”이라며 “조사료 생산업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낙농업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낙농관련 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서 낙농업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목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지역 낙농가들에게 항상 미안하다”는 김 대표는 인근 주민들과는 잘 지내는 편이다.
목장 옆에 있는 밭에서는 매년 고추, 마늘 등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가족들이 먹을 만큼만 남겨놓고 모두 이웃들에게 나눠주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지금 평화목장은 세대교체 중에 있다. 서울의 명문대를 나온 막내아들 창식씨에게 목장을 승계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막 낙농을 시작한 2년차 낙농인 창식씨는 낙농업에 대한 꿈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고향에 정착키로 마음먹었다.

창식씨는 현재 700kg대인 납유량을 1천kg까지 늘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며 다음으로는 HACCP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에 노후화된 착유실을 신축할 예정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유제품을 생산하는 목장형유가공업에 진출하는 한편 충북지역을 대표하는 목장으로 키워 체험목장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꿈이다.
이 같은 꿈을 실천하기 위해 창식씨는 각종 세미나는 물론 교육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