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과감한 결정으로 시작한 낙농업
우성목장의 고재운 대표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목장을 시작했다. 2004년부터 낙농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8년차에 접어들었다.
"목장을 하기 전까지는 평생을 수박, 무, 땅콩 등 밭작물과 특용작물을 재배했었습니다. 낙농으로 전환한데는 수박이 흉작이 들면서 재배를 포기하려던 차에 평소 친하게 지냈던 주변 낙농가들과 부인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20여년간 농사를 천직으로 알던 고 대표는 재배하던 수박이 연이은 흉작으로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워지나 타 업종으로 전환을 모색하던 차에 낙농에 관심을 갖고 과감하게 2004년 지금의 우성목장을 시작했다.
지금은 110마리의 젖소를 사육하는 번듯한 목장으로 바뀌었지만 처음에는 인근에서 나오는 송아지를 수시로 사 직접 집에서 입식한 후 수정해 젖소를 불려나갔다. 물론 낙농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짧다보니 처음에는 목장경영이 말 그대로 쉽지만은 않았다. 일례로 처음 낙농을 시작할 때에는 '납유할 때가 다가오는데 막상 목장 쿼터도 없이 어떻하냐', '팔 데도 없으니 이제 부도나는게 아니냐' 하는 등 주위의 우려 섞인 말을 들을 땐 걱정을 넘어 막막한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낙농에서 승패를 보리란 신념으로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과 낙협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 쿼터를 매입, 납유를 시작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은 상태에서 낙농을 하려하니 쉬운 일 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주위 낙농가들과 함께 낙농관련 세미나와 교육이 있다면 어디든 따라다니며 지식을 습득하다보니 자연스레 배운 지식과 경험이 바탕이 되어 이제는 나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3만5,000여평의 조사료포 경작 자원순환형 축산 몸소 실천
우성목장이 가장 자신하는 부무은 대규모의 자체 조사료포를 이용한 자원순환형 축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 대표는 하루에 아침, 저녁 2번씩 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횟수로는 2번이라고 하나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깨끗한 축사 환경을 위해 수시로 분뇨를 축사입구 반대편에 마련한 퇴비장으로 밀어버린다.
80여평 규모의 퇴비장은 축사 바닥보다 2m가량 낮게 설치해 보이지 않도록 배려했다. 축사에서 발생한 분뇨와 착유장에서 나오는 세정수는 각각 분리 보관·발효하며, 퇴비장에서 1년간의 숙성을 거친 후 목장 옆에 조성된 6만6,100㎡(2만여평)의 자가 조사료포와 임차한 5만㎡(1만5,000여평)의 조사료포에 시비하고 있다. 목장에서 생산되는 퇴비 100%를 자체 소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목장일에 전념하기 위해 접었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목장일 이전의 농사 경험을 바탕으로 자가 생산한 퇴비로 수박, 무, 땅콩 등을 재배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부업형태의 농사로 목장 수입의 10분의 1정도는 수입을 낼 수 있어 처음 목장경영이 어려웠던 시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조사료포에는 10월에는 옥수수와 수단을, 3~4월에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호밀 등을 각각 혼파해 수확하고 있다. 가을에는 사료효율이 높은 옥수수와 수단을 9:1으로 파종하고 봄에는 이탈리아 라이그라스와 호밀을 9:1으로 파종하고 있다.

이처럼 고 대표가 대규모의 조사료포를 경작할 수 있었던 데는 낙농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해왔던 농사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이에 자신이 직접 재배한 조사료를 젖소들에게 급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자연순환형 낙농이 가축분뇨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금은 분뇨처리와 조사료 생산이라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수입건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인근 벼농사를 하고 있는 농가를 찾아다니며 볏짚을 구매해 연간 200여톤의 사일리지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깨끗한 축사환경 유지로 소의 스트레스 최소화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모를 정도로 목장에 매달려도 아직 미숙한 점이 많습니다. 아직은 일반 목장과 다를 점이 없으나 축사환경만큼은 계속 관심을 갖고 개선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우성목장은 여느 목장과 크게 차별화된 점이 없지만 시원스레 펼쳐진 넓고 깨끗한 축사와 젖소는 고 대표가 그동안 낙농으로 일군 자부심이다.
특히 축사 지붕을 자동 개폐식으로 설치해 하절기에 축사내부의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여기에 축사 양쪽 벽에는 원치커텐을 설치해 천정에 설치된 17개의 환풍기가 작동하면 빠르게 축사 환기를 시원스럽게 이뤄지도록 했다.
일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나 축사 바닥은 적어도 한달에 한번 톱밥을 깔아줌으로써 젖소들이 깨끗한 운동장에서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럽게 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때 소가 여름에는 시원한 기운이 있는 톱밥을, 겨울에는 따뜻한 기운이 있는 왕겨를 깔아 주는 것을 선호하여 철따라 교체해주는 세심한 관리도 우성목장만의 특징이다.

철저한 사양관리로 최고의 유질 유지
"내가 생산한 우유는 내 형제,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최고의 유질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고품질 우유 생산만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성목장은 고품질의 우유생산을 위해 조사료 성분관리와 함께 넓은 초지를 활용해 육성우는 초지방목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정기적으로 샘플을 채취해 유성분 검사를 의뢰해 꾸준히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평소 검정은 가장 원가가 싸게 드는 생산성 향상수단이라는 신념을 가진 고 대표는 철저한 기록관리 통해 젖소 개체별 능력과 혈통능력을 고려한 계획교배를 실시, 우수한 젖소 만들기에도 노력하고 있다.
고창낙우회 등 지역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고 대표는 매년 음력 9월 9일 고창 군민의 날을 전후해 5일간 열리는 고창 최대의 축제인 '고창 모양성제'에 참여해 소비자들에게 우유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등 우유 소비촉진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큰 아들과 함께 목장운영
"아직도 새벽이 일어나는게 가장 힘들다"는 고창현씨. 고창현 씨는 고 대표가 애지중지하는 3명의 아들 중 큰아들이다.
창현 씨는 2년 전 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아버지를 도와 목장 일을 하고 있다.
"대학 때부터 낙농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2010년 10월부터는 목장일에 전력하고 있는데 여전히 초보라 힘들지만 그나마 지금은 목장일이 조금 적응돼 괜찮아요. 그래도 목장일 하면서 돌 지난 아이도 생겼으니까요."
미래의 번듯한 낙농가가 꿈인 창현 씨는 아버지와 다른 낙농을 해 보고픈 꿈이 있다.
"지금은 아무래도 아버지의 의견에 많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나름대로 목장 일을 하다보니 조사료 급여 방법이나, 축사의 개폐시설, 환기창 등 개선할 점들이 눈에 띄곤 합니다. 아직은 낙농 초보생이지만 차츰 저도 노하우가 쌓이고 많이 보고 배우다 보면 저 만의 목장을 만들 수 있는 희망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