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된 정리정돈
성진목장은 진입로에 심어진 조경수들과 목장내부의 깔끔한 정리정돈이 눈에 들어온다.
목장의 초입부터 착유실이나 냉각기 주변 등 어디를 둘러봐도 제 위치를 잃은 물건이 없다.
목장 내부의 사료는 가지런히 정리가 돼 있고 퇴비사의 분뇨도 계속 로터리를 하며 관리한다는게 한눈에 느껴질만큼 건조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 허 대표의 깔끔한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소들의 몸체 뿐만 아니라 바닥이나 퇴비사에도 파리 등 해충을 거의 볼 수가 없어 깨끗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목장 현황판에 꼼꼼히 기록된 소들의 현황은 성진 목장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내실있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허 대표는 “내 생각에도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정리정돈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주위가 지저분하면 그걸 견디지 못하는데 목장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터라 목장이 내 성격을 닮아가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퇴비업체와 연계한 분뇨처리
성진목장이 위치한 경남 김해시는 도·농복합도시로 경작지가 충분하지 않다.
이 때문에 성진목장의 분뇨는 1,200평(3,968㎡)의 자가조사료포를 제외한 전량을 퇴비업체를 통해 처리하고 있는데 퇴비업체에선 톱밥을 무상으로 공급해주는 대신 성진목장에선 분뇨를 건조한 상태로 관리하고 2개월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퇴비업체 측에 공급하고 있다.
자가조사료포는 충분치 않지만 퇴비업체와 연계해 규칙적으로 분뇨를 수거할 수 있어 목장이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허 대표는 “김해지역은 농지가 부족한터라 자가조사료포를 통한 완벽한 자연순환농업은 힘든 실정”이라며, “퇴비업체가 깔짚을 무상으로 공급해주고 규칙적으로 수거만 해주면 목장의 분뇨 전량을 무상으로 제공키로 계약이 된 상황이라 목장관리에는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효율성 높인 간이 착유실
성진목장의 착유실은 일반 목장과 달리 독특하다.
우사 내부에 비닐하우스 형태로 간이 착유실을 설치해 소들의 이동 및 관리가 편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개폐식 지붕 중 비가 들이치지 않는 위치에 간이착유실을 설치했고 겨울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우사벽과 거리를 둬 착유실이 항상 건조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간이 착유실에 대해 유재일 축산환경컨설팅 대표는 “간이착유실이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한 독특한 구조로 돼 있다”며, “착유실 천장과 벽 사이에 간격을 둬 습기가 차는걸 미연에 방지해 항상 건조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높게 평가한다.
이어 유 대표는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작업 및 관리가 효율적인 성진목장의 착유실은 비슷한 여건의 다른 목장에 보급할 만한 사례인 것 같다”고 덧붙인다.

		- 축사 내부에 설치한 간이착유실 덕분에 작업효율을 높였다. - 착유실 천장은 축사 외벽과 유격을 둬 겨울철에 착유실 내부 온도가 높아지더라도 습기가 차지 않고 항상 건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 1,200평(3,967㎡)의 자가조사료포를 통해 분뇨를 일부 환원하고 있다. - 가축분뇨는 전량 퇴비업체와 연간계약을 통해 처리하는데 퇴비업체에선 연중 무상으로 깔짚을 제공하고 성진목장에선 무상으로 2개월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퇴비를 제공하고 있다. - 농지가 부족한 지리적인 특징을 감안해 퇴비업체와 유기적 계약관계를 형성, 효율적인 목장관리와 분뇨처리를 하고 있다.

주인이 부지런해야
“주인이 부지런하면 소들도 주변을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착유실을 청소할 때 물을 사용하지 않고 항상 마른 상태로 깨끗하게 관리하니 소들도 착유실에서 배변을 하지 않아 계속 깨끗한 환경이 유지됐습니다.”
성진목장의 착유실은 언제나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배경에는 다른 무엇보다 허 대표의 부지런함이 있었다.
소들에게 주는 애정만큼 소들이 지내는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하니 소들도 이같은 노력에 함께 해준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성진목장의 모든 소들이 제각이 잘 돼있고 소들의 몸체, 또한 매우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허 대표는 “소들의 습성은 자연적인 것도 있겠지만 목장주의 행동과 마음가짐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낙농업의 특성상 낙농가의 근면한 마음가짐이 목장의 깨끗함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외부 소 구매 안해…무조건 내손으로 자가생산
허 대표도 목장을 이전하기 전에 브루셀라로 소들을 전부 묻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현 위치로 이전하기 전 목장은 부지가 너무 좁아 육성우를 위한 충분한 공간이 없어 외부에서 소를 사서 기를 수 밖에 없었는데 외부에서 사왔던 소가 브루셀라에 걸려있었던 것이다.
브루셀라로 소를 모두 잃을 때 어땠냐고 물으니 허 대표는 힘들다고 포기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답한다.
전염의 우려가 높은 만큼 브루셀라 감염수는 살처분을 하고 나머지 소들은 권고도축을 했는데 이후 1년 여간 쉬면서 마음을 추스르면서 얻은 결론이 ‘이왕 시작한 건데 힘들다고 포기 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브루셀라 살처분 이후 크게 달라진건 없었습니다. 평생 소만 먹이며 살았는데 다시 무엇인가를 시작해야 한다면 소를 먹이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마음이 힘들다고 포기할 순 없었기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죠. 목장을 옮긴 후로는 규모 늘리는게 어렵더라도 무조건 내손으로 자가생산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